👀님의 이름, 상표로 쓸 수 있을까요?

펭수가 상표권 뺏길 뻔한 ssul

2023. 5. 30.

스물네 번째

링커 레터 👀

크리에이터와 세상 사이의 링크, 링커레터! 안녕하세요, 영감이 되는 트렌드와 검증된 노하우를 크리에이터의 메일함에 쏙쏙 넣어주는 링커예요.

님, 크리에이터나 캐릭터의 상표 관련 이슈를 기사에서 본 적이 있으실 거예요. 아예 상관 없는 사람들이 상표권을 가져가려 하기도 하고, 상표 등록을 하려고 보니 규정상 등록이 안 되는 경우도 있어요. 모르고 있다간 손해 볼 수도 있는 상표권. 최소한의 지식은 알아두면 좋겠죠? 그럼 크리에이터를 위한 상표권 이야기 찍먹(?)하러 가보시죠!

🍯 TIPS : 바로 써먹는 팁

EBS가 '펭수'
못 쓸 뻔했다?

내가 브랜드명이나 로고를 만든다고 저절로 상표가 되는 건 아니에요. 특허청에 ‘나 이거 상표로 쓰고 싶소! 법적으로 보호해 주시오!’ 하고 신청해서 인정을 받아야 상표가 되고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어요.

한 예로, EBS는 '펭수'라는 캐릭터와 로고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지만, 상표로 등록하지는 않은 상태였어요. 그 허점을 노려 펭수와 관련 없는 제3자들이 펭수를 자기 상표로 등록하려고 한 적이 있어요. 다행히 남이 쌓은 명성과 신용을 가로채지 못하게 하는 조항이 있어서 ‘펭수'의 상표권은 EBS에게 돌아갔어요. 하지만 정당한 권리가 위협받을 수도 있던 사례였죠.

0. 이 상품과 저 상품을

구분하는 힘

그럼 신청만 하면 다 상표로 쓸 수 있느냐? 그건 아니에요. 상표로 쓸 수 있느냐의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바로 '식별력'이에요. 식별력은 시장에서 내 상품과 남의 상품을 구분하게 하는 힘을 말해요. 예컨대, 어떤 가구 회사가 제품 이름을 '가구' 혹은 '소파'라고 지었다고 생각해보세요. 소비자들은 "🤔그래서 어디 제품이라는 거야?" 라고 생각하겠죠? 이럴 때 식별력이 없다고 해요. 그럼 상표로 인정받을 수 없어요. 그럼 어떻게 상표를 만들어야 식별력이 있을까요?

1. 소파를 소파라
부르지 못하고...!

(식별력 없는 보통명칭)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소파 파는 사람이 제품에 '소파'라고 이름을 붙이면 식별력이 없어요. 게다가 누군가 '소파'를 상표로 등록한다면, 다른 소파 파는 사람들은 "소파 팔아요"라고 할 수 없겠죠. 그래서 상표를 만들 때는 '한샘 소파', '동서가구', '자코모 소파'처럼 식별력 있는 다른 단어와 함께 써야 해요.

2. '초코파이'는
상표가 될 수 없다

(식별력 없는 관용표장)

옛날에 오리온은 자랑스러운 빅히트 제품 '초코파이'를 상표로 등록하려고 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인정받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그즈음에는 이미 대부분 사람들이 동그랗고 초코가 묻은 과자를 '초코파이'라고 불렀기 때문이죠. '초코파이'가 '소파' 같은 보통명사로 쓰이게 된 거예요. 이렇게 원래는 보통명사가 아닌데 자연스럽게 널리 쓰이게 된 이름도 상표가 될 수 없어요. 이런 사례로는 '포크레인', '딱풀', '봉고차', '에어 프라이어' 등이 있답니다.

3. 맛있는 '맛있는 사과'
사세요?

(식별력 없는 기술표장)

'맛있는 사과’는 상표가 될 수 있을까요? 정답은 NO! 상품의 성질을 그대로 표시하는 건 상표가 될 수 없어요. 상품의 성질에는 용량, 품질, 맛, 형상, 제조 방법 등이 있어요. '노란 바나나', '1kg 밀가루', '맛있는 과자' 등은 상표가 될 수 없는 거죠.

4. 순창 고추장은 되는데
선릉 고추장은 안 되는 이유

'선릉에서 고추장을 파니까 '선릉 고추장'이라고 이름 지어야지!' 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지리적 표시는 상표에 쓸 수 없어요. "😡그럼 순창 고추장은 뭡니까!" 순창 고추장은 지명이지만 상표가 맞아요. 그 이유는 상품에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경우, 예외적으로 지명을 쓸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에요. 순창의 풍부한 일조량과 비옥한 토지 등의 특성이 고추장의 맛과 품질에 실제로 영향을 끼쳤다는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순창 고추장'이라는 상표를 등록할 수 있는 거죠.

혹시 최근에 '샴페인' 대신 '스파클링 와인'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는 걸 눈치채셨나요? 샴페인은 사실 프랑스의 샹파뉴라는 지명에서 온 이름이에요. 샹파뉴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와인이 바로 샴페인이죠. 그래서 샴페인은 상표로 등록되었고, 이제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표기한답니다.

5. 심플 이즈 더 베스트.
내 상표는 BA로 하겠소.

안 됩니다! 알파벳 두 글자 혹은 한글 한 글자, 두 자리 숫자 등은 상표가 될 수 없어요. 너무 간단해서 상품의 출처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또한 너무 간단한 글자를 누군가 독점할 경우 다른 회사들이 상표를 만들 때 지나치게 제약이 생기겠죠.

"😳K2나 SK, LG는 어떻게 된 거죠?" 이 경우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이라고 해요. 쉽게 말해서 K2가 하도 많이 "우리 브랜드는 K2예요. 아웃도어 팔아요"라고 방송에서 얘기하고 광고에서도 얘기해서 사람들이 K2 하면 특정 아웃도어 브랜드를 떠올리게 됐어요. 이 경우 식별력이 생겼다고 판단해서 상표로 인정해줘요.

6. 김 박사님, 최 선생님,
상표 등록은 안 되십니다.

흔한 성이나 명칭은 상표가 될 수 없어요. 김 박사, 이 선생, 사장님, 선생님 같은 것들이에요. "🧐김가네는 어떻게 된 일이죠?" '김가네'라는 단어 자체는 상표로 인정이 안 돼요. 그래서 다른 가게에서 '김가네 탕수육'이라고 간판에 써 붙여도 김가네에서는 제재할 수 없어요. 다만, 김가네는 '김가네'라는 단어와 함께 식별력 있는 이미지를 상표로 함께 쓰고 있어요. 그 이미지는 상표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김가네 로고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 처벌을 받을 수 있죠.

7. 알잘딱깔센하게
'알잘딱깔센'은 상표로 쓰지 않기!

유행어나 인사말처럼 누군가가 독점해서 썼을 때 문제가 되는 것들은 상표가 될 수 없어요. '욜로'나 '알잘딱깔센' 등도 누군가 상표 등록을 신청했지만 인정받지 못한 사례가 있어요.

위에서 설명한 식별력 없는 단어들은 여러 개를 조합해도 상표가 될 수 없어요. 예컨대, '안녕하세요 김사장이 직접 손으로 만든 별 모양의 초코맛 과자' 같은 이름은 아무리 길어도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답니다.

+ 위에서는 식별력이 없어서 상표 등록이 안 되는 경우를 설명해 드렸어요. 하지만 식별력과 상관 없이 포함되는 것만으로도 상표 등록이 안 되는 단어/표현들이 있어요. 이 경우는 25가지 정도로 많아서, 주요한 항목 몇 가지만 설명해 드릴게요.

1️⃣ 저명한 고인과의 관계를 허위 표시
ex) 고흐 미술학원

2️⃣ 선량한 미풍양속을 해치는 표현
ex) 마약김밥

3️⃣ 저명한 타인의 명칭 표시
ex) 손흥민 축구교실

4️⃣ 명예나 가치를 훼손하는 표현
ex) 루이비통 노래방

5️⃣ 정당한 상표 사용권자가 아닌 자가 상표를 사용하려는 경우
ex) 펭수 상표권 분쟁

* 정보 출처: 특허청 상표심사기준
* 개별 사안에 따라 상표 심사 결과는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 상표 출원 시에는 전문가와 꼭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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